가끔 이십대 중반에 입었던 옷들이 강렬하게 생각날 때가 있다.
그 때는 돈도 없었고, 한가지 옷을 며칠동안 입기도 했었다.
정장 한 벌 힘들게 사며 우쭐우쭐 하기도 했었다.

지금까지 매일 옷을 입고 수차례 옷을 사왔던 기억으로, 비싼 옷을 유영하게 입었던 적은 비싼 코트 말고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비싼 옷은 이제 더이상 나의 영역이 아니고,
몇군데 인터넷 단골 오피스룩에서 옷을 조달하면서...
올해는 거의 최근 15년 이래 옷값을 가장 작게 쓴 한 해가 아닌가 싶다.
애초 올해 옷안사기가 목표였는데, 옷을 안사고 살 수는 없었다.

나이가 드니, 겉으로 보는 몸무게는 어쩐지 몰라도, 뱃살은 참으로... 어찌하기 힘든...
블라우스 하나 치마속, 바지속으로 쏙 넣어 입어도 뱃살 걱정 없던 시절은...
이제 돌아오기 힘든 것인지...

그런 저런 고민중에, 이번주는 예전에 이쁘게 입었던 연분홍색 골덴남방 생각이 났다.
한 두 해정도 그 색감이 너무 이뻐서 겨울 전후로 아주 잘 입었던 기억.
나는 겨울이면 분홍색 노란색 이런 밝은 느낌의 스웨터들이 참 좋더라.

내가 즐겨입는 오피스룩 사이트에는 골덴남방이 전시되어 있지 않고,
최근에 샀던 후드티와 분홍색 니트티에 배신당한 아픔이 있어,
옷 사는 것이 다시 망설여진 나는... 그래도 골덴남방을 검색해서,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베이직한 골덴남방을 파는 사이트를 발견,
아이보리색.소라색 골덴남방을 장만하였다.

어제 도착해서 오늘 입고 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옷의 품이 좀 크지만,
뭔가 학생때처럼 단정해진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

이번주 나는, 수요일에 출장갈 때 빼고는 모두 바지를 입고 출근했다.
주 5일을 치마 입고 가는 나에게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치마는 많은데, 계절이 애매해서 상의로 입을만한 옷이 적당하지 않기도 했다.
지금 계절에는 베스트가 아주 유용한데, 베스트가 적당한게 없었다.
인터넷으로 검은색.회색 베스트 두 개를 구매했는데 오늘 도착할 예정이다.

다음주부터는 옷에 조금 신경써서 출근하도록 하자.

Posted by 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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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은 총 6개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바흐 무반주 첼로로 알고 있는 음은 1번 G장조 이다.
내가 요즘 레슨받고 있는 부분도 1번의 부레이다.

바흐 첼로 무반주 악보를 검색하다가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꼭 사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저널리스트이고 영화제작자인데 우연히 참석한 첼로 독주회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처음 듣게 되었으며, 바흐의 자필악보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듣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바흐의 삶과 파블로 카잘스의 인생을 추적하면서 이 책을 집필...

나는 이제 첼로에 입문하였기 때문에 첼로 연주자에 대해서 아는게 거의 없다.
요요마 정도만 알고 첼로의 음색을 좋아할 뿐...

이 책을 읽으면서 파블로 카잘스가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를 알게 되었고,
그 분의 연주를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고,
카잘스가 중고 악보가게에서 바흐의 첼로 무반주 악보를 발견하여,
최초로 바흐무반주 첼로를 녹음하였다는 사실...

카잘스의 첼로에 대한 열정과, 뜨거웠던 삶...
백세 가까이 장수하였고, 80세 21세와 결혼을 하기도 하셨다는 것도...

바흐는 66세에 죽었다. 바흐는 2번 결혼하였고 많은 자녀를 남겼으나,
이복 형제들간의 사이는 썩 좋지 않았고,

바흐가 남긴 유산은 잘 보전되지 않았으며 바흐의 두번째 안나 막달레나는 바흐가 죽은 후,
바흐는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음악적 유산을 남긴거에 대비,
자녀들에게 부양받지도 못하고, 구호를 받는 빈자의 신세로 생을 마무리 하였다고 한다.

세기에서 세기를 넘는 천재의 삶을 살아도, 사람의 인생은 길어야 백년...
예술가의 삶을 읽으면 참 슬퍼질때가 많다.

지금처럼 로열티가 있는 시대도 아니고...
너무 큰 유산을 남기고 가신분들이다...

Posted by 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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